쓰레기 소각은 빠르고 간편한 폐기 방식처럼 보이지만, 유해물질과 미세먼지 배출로 환경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소각의 문제점과 대체 방안을 살펴보며 지속 가능한 폐기물 처리 방향을 알아봅니다.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의 실체
쓰레기 소각은 공간 절약과 즉각적인 처리 효과를 가진 폐기물 처리 방식이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소각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 화학물질의 배출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이옥신, 퓨란, 중금속(수은, 납, 카드뮴 등), 그리고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포함됩니다. 다이옥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주로 염소가 포함된 플라스틱이나 PVC류를 소각할 때 발생합니다. 이 물질은 체내에 축적되며, 내분비계 교란, 암, 태아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고온에서 태워도 완전 연소되지 않으면 미량의 다이옥신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며,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소각시설 주변의 토양이나 하천에서 중금속 농도가 높은 사례도 자주 보고됩니다. 일부 최신 소각시설에서는 고온 소각(850도 이상)과 고성능 필터를 통해 유해물질을 걸러내고 있으나, 모든 시설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지역별 소각시설의 관리 수준이 편차가 크고, 배출 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시민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소각은 단순한 ‘처리’가 아니라 유해물질 ‘배출’의 또 다른 경로로 이해해야 하며, 정책적 관리와 기술 개선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소각과 미세먼지의 관계 및 건강 피해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주요 환경 문제는 미세먼지입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폐 깊숙이 침투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질소, 황 화합물들이 공기 중에서 반응하면서 생성됩니다. 특히 플라스틱과 석유계 폐기물을 소각할 경우, 미세먼지 발생량이 급증합니다. 이러한 입자는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이상, 뇌졸중,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소각시설 인근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2020년 이후 국내 여러 지자체에서는 주민 반발로 인해 소각장 신규 설치가 무산되거나 이전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소각장이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실제로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연기와 냄새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에게는 더 큰 위험 요인이 됩니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 소각시설에 대해 배출가스 실시간 공개, TMS(원격측정시스템) 의무화를 시행 중이지만, 미세먼지 배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소각장 설치 여부를 둘러싼 지역 갈등은 단지 시설 위치의 문제가 아닌, 환경 보건권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폐기물 처리의 대안
소각의 문제점이 명확한 만큼, 이제는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 번째 대안은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과대포장 축소, 일회용품 규제, 다회용기 사용 확대 등 소비 단계에서의 변화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두 번째는 ‘재활용 확대’입니다. 분리수거 정확도를 높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의 제품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소각과 매립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생분해성 소재, 단일 재질 포장재는 재활용 공정을 단순화하며 처리율을 높입니다. 세 번째는 ‘자원순환 기반의 사회 구축’입니다. 유럽에서는 폐기물 자체를 ‘자원’으로 보는 순환경제 개념이 정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재활용→제품화→재사용’ 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대안으로는 ‘MBT(기계생물학적 처리)’와 같은 고형연료화(SRF) 기술, 퇴비화 시스템, 바이오가스 생산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소각 대신 에너지화하거나, 퇴비로 전환해 자원 재활용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미 독일, 스웨덴 등에서는 일상화된 기술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버리지 않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폐기물조차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정책, 기술, 시민 인식 변화가 함께 맞물릴 때, 소각 없는 폐기물 관리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